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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리개 고구마 넝쿨 커튼
    일기 장 2021. 9. 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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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리개 고구마 넝쿨 커튼

     

    이른 봄에 유튜브에서 본 딸기 재배 집에서도 가능하다고 해서 혹 했다.

    또 여러 가지 예쁜 화초, 채소 등 집에서 키웠다고 자랑하는 이들 따라 손바닥만 한 베란다, 두 사람 스치기도 비좁은 베란다에 이것저것 키워보기로 했다.

     

    딸기 모종을 사오고 이어서 방울토마토 모종을 구입했다.

    작년에 유기농으로 농사지은 지인에게 받았던 단 호박, 어찌나 크고 맛있는지 씨를 놓아두었다가 재미삼아 단 호박씨 몇 개 싹을 내니 5개 나와서 친정엄마께 2개 드리고 내가 3개 심었다.

    그런데 단 호박은 꽃 몽우리와 함께 콩알만 한 호박이 달리는데 자라지 못하고 시들었다. 호박꽃 피워보겠다고 식물 등을 구입해서 단 호박만 비추어 주었었다.

    그러고도 욕심이 생겨서 푸른 잎사귀로 베란다에 넝쿨도 올리고 쌈장을 올린 호박잎쌈을 기대하며 호박 모종을 추가 구입했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하루 종일 햇빛이 들어오지 않으면 베란다에서 열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나중에 호박 모종 샀던 가게 주인아줌마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베란다에서 키워보겠다고 이것저것 사 가는데 베란다에서는 어렵다, 잘 안된다고 하신다.

     

    그랬다.

    어떻게라도 딸기 먹어보겠다고 거름주고, 햇빛을 따라 이리저리 옮기고 하는 수고 끝에 딸기 2개 수확했다.

    방울토마토는 일조량이 부족하니깐 키만 컸다. 가지가 굵어져야 하는데 거름이 풍부하니 키만 60센티 정도 자랐을 때 텃밭이 있는 지인에게 주었다.

     

    그리고 여린 호박잎에는 벌레가 생겨서 호박잎이 크질 못했다.

    호박잎을 갈아먹는 벌레가 베란다 곳곳을 날아다니고 하루살이 같은 그 해충과 눈물겨운 전쟁을 하다가 결국은 다 뽑아버렸다.

    그러고 나니깐 그런 벌레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6월 어느 날.

    겨울을 지난 묵은 고구마가 좀 마르기도 했고 먹기도 그래서 쪄서 건조기에 말릴까 하다

    싹을 내서 초록잎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몇 개를 물에 담군 뒤 베란다 창가에 두고는 한 참 잊고 있었다.

    어느 날 보니 제법 자란 초록 잎이 보기 좋아서 페트병에 걸어서 화분들 뒤로 빨래대에 걸어두었더니 고구마잎 커튼이 되었다.

    여름 햇빛을 가려주는 초록잎이 보기도 좋고 시원하기도 했다.

    또 밖에서 실내가 보이지 않게 가리게 역할을 제대로 했다.

     

    한여름에는 패트병의 물로 인해 습기도 높아서 더 더웠지만 그 때는 문을 닫고 에어컨을 사용할 시기라 문제되지 않았다.

    그리고 고구마 잎은 한 여름에 워낙 잘 자라서 길이를 조절해가며 몇 번이나 잘라주었다.

     

     

    초록빛으로 가득한 고구마 넝쿨을 보면서 여름이 갔다.

    이제 가을이라고 고구마 잎이 노랗게 떡잎이 되어 떨어지고 있다.

    가지를 치듯이 누런 잎들을 제거하고 화분을 정리하고 나니 지나가는 여름을 붙잡고 싶어지고

    예쁘고 시원하게 여름을 나게 한 고구마 줄기를 다 치우려니 아쉽다.

     

    올해 다시 고구마를 한 상자 사서 겨울 내내 다 먹고 남은 것으로 내년엔 좀 더 일찍 싹을 내서 커튼을 만드리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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