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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매병원 진료일2 (feat. 보라매병원)
    일기 장 2019. 2. 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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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2월

     

     

     

     

     

    요 근래 엄마는 물 조절을 잘못해 된밥을 드시고 체하셨고 감기까지 겹쳐서 힘들어하셨다.

    저녁 늦게 좋아하시는 파인애플과 닭 한 마리를 사들고 엄마께 갔다.

    식혜가 드시고 싶다하셔서 가지고 간 엿기름가루, 물에 풀어놓고 압력솥에 고슬밥을 했다.

    파인애플 손질해서 통에 나누어 넣어 두고는 엿기름물을 내려 고슬밥과 함께 전기밥솥에 넣고 8시간 후로 알람을 맞추어 놓는다.

    사가지고 간 닭 깨끗하게 손질해서 압력솥에 넣고 삶아 냈다.

     

     

    여름을 보내고 나면 머리가 아프시다고 하는 엄마께 지난 여름엔 닭을 4번이나 삶아 드렸다.

    그 폭염에 닭을 삶아내며 나도 엄마도 고생했지만 덕분에 엄마는 건강하게 여름을 나셨다. 그리고는 닭, 이젠 싫다고 하신다. 오리는 더 싫다고 하시니 그래도 몸보신에 닭만 한 게 또 있을까? 닭 얘기만 하면 싫다하셨지만 몸 회복이 먼저다 싶어 내 마음대로 사갔다.

     

     

    12시가 다 되어 깊이 잠드신 엄마의 숨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한다.

    잠자리가 바뀌어 잠을 청하고 청해도 안 온다. 이 생각, 저 생각하다 잠들어 식혜 알람에 잠을 깼다.

    밥솥을 열어보니 하얀 밥알이 동동 떴다.

    들통에 넣고 설탕 맞추어 넣고 끓여내 베란다로 내 놓고 식히며 다시 닭을 삶아낸다.

     

     

    아침식사.

    닭이 푹 물러서 국물이 진하고 구수하다. 싫다고 조금만 달라고 하시지만 한 그릇 드렸다. 맛있다고 한 그릇 다 드신다.

    오늘은 오후시간 첫 진료라 한가하게 시간을 기다려 병원으로 갔다.

     

     

    엄마는 외출하면 집에 돌아오는 시간까지 소변으로 화장실을 찾는 일이 없었다.

    몇 시간이 지났든지 집에 돌아와서 일을 보셨고, 실제 우리 딸들이 엄마보다 화장실을 더 자주 간다.

    소변이 잦아서 고생하는 일이 없었던 엄마가 방광에 종양이 생길 줄 몰랐다.

    어느 날 소변에 피가 나온다는 전화를 받았고 병원을 예약했다.

    그리고 엄마의 주치의 같은 동네 내과선생님이 임시처방을 주시며 큰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야 될거라 하셨다고 했다.

    그 약 드시며 피는 멈추었고 그렇게 치료가 되었나?? 하고 있었다.

    마침 언니가 방문 중이던 날, 변기통이 온통 피로 물들었고 놀라서 구급차로 입원하였고 종양 제거수술을 받으시고 1년이 지났다.

     

     

    3개월마다 하는 방광 내시경 검사를 힘들어 하신다.

    소변을 참고 가야되고 내시경 검사 후에는 방광이 터질 것 같아 소변을 보고 싶은데 소변이 나오지 않는 증상이 일주일 정도 지나야 회복되는 것 같다.

    검사도 아프고 검사 후에도 힘들고.......

     

     

    지난번에 내시경 검사는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 하면 좋겠다고 얘기 했다가 후회했다.

    재발의 위험이 있는데 치료를 거부하면 되겠냐고.

    맞는 말이다.

    .........

     

     

    방광 내시경과 조직 검사 후 오늘은 결과를 보는 날이다.

    종양이 재발했는지 여부가 애매하다고 했다.

    조직을 떼어낸 부위가 적은데, 깨끗하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수술 후 1년이 지났으니 다음검사에 전이여부 확인으로 CT촬영과 다시 내시경검사를 한다고.

     

     

    이어 예약한 정형외과로 이동.

    골다공증 주사와 약 처방을 받고 3개월 후 진료예약.

    주사실과 약국 들려 집으로 왔다.

     

     

    닭죽 끓여 늦은 점심식사.

    한 마리 깨끗하게 비웠다.

    식은 식혜 통에 넣어둔다. 언니가 보름날 같다 놓은 오곡찰밥과 나물들이 있어서 오늘은 반찬 안하기로 한다.

    음쓰와 재활용, 쓰레기봉투 내다 놓고 뒷정리.

     

     

    나는 나오고 엄마는 혼자되는 시간이다.

    엄마를 껴안고 인사하고 집을 나온다.

    엘리베이터 탈 때까지 손을 흔드신다.

     

     

    그렇게 피곤할 일이 아닌데 엄마와 외출하면 체력이 두 배로 소모되는 것 같다.

    차타고 내리실 때, 앉았다 일어날 때, 문에 들어가고 나오실 때, 도와드릴 뿐인데 지친다.

    내가 저질 체력인 게 맞다.

    집으로 오늘 길엔 어김없이 잠에 빠졌다가 깨어난다.

     

     

    집에 있으면 엄마 생각, 친정집에 가면 집 생각.

    가깝기나 해야 자주 오가지.........

    그래도 건강하시고 혼자 생활하시는 엄마께 감사하다.

    피곤이 풀어지는 내 잠자리, 나도 건강관리 잘해서 애들에게 짊 지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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